글래드스톤 갤러리는 오는 1월 29일부터 3월 14일까지 벨기에 브뤼셀 기반의 작가 캐스퍼 보스만스(Kasper Bosmans)의 국내 최초 개인전 《Peas, Pod》를 개최한다. 혼합매체를 활용한 작가의 신작 및 근작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벽화를 포함한 다양한 형식을 아우르며, 정체성과 표현 등의 주제를 동시대의 퀴어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특히 작가가 선보이는 실험적인 브론즈 주조(bronze-casting) 작업과 벨기에 전통 회화 양식은 해부학적 형태와 그 가변성을 탐구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갤러리 외벽을 장식하는 대형 바이닐 설치 작업으로부터 비롯된 전시 제목, ‘Peas, Pod’는 한 가지로 고정되거나 규정되길 거부한 채 유연하게 변화하고 확장되는 ‘정체성’이라는 개념을 가리키며, ‘콩’이라는 반복적 모티프를 통하여 갤러리 내외부에서 시각화된다. 브라질 출신의 작가 호세 레오닐손(José Leonilson)의 다채색 페인팅 〈Untitled〉(1985)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보스만스의 콩 모티프는 희망, 성장, 재생에 대한 은유로 작동한다. 이번 전시작들은 ‘정체성’을 다층적인 경험으로 이루어진 개념으로 풀어내는데, 작가는 특히 퀴어 가족과 개인적인 유대 관계에 대한 사적인 기억을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서사와 문화를 이야기한다. 보스만스는 이번 전시를 “목적(purpose)에 대한 개방적인 탐구”이자 “자신의 미술사적 위치를 탐색하는 작업”이라 일컫는다.
다채로운 색감의 ‘레전드 페인팅(legend painting)’ 연작은 전시 공간의 여러 층위와 다양한 매체로 안내하며, 민속 예술(folk art)과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공통된 모티프 및 주제를 다룬다. 벨기에 전통에 뿌리를 둔 해당 연작에서 작가는 오랜 기간 전해 내려온 드로잉 기법인 ‘실버포인트(silverpoint)’ 를 활용하고, 참나무 또는 밤나무 패널 위에 채색하는 작업을 도입한다. 이러한 기법은 콩 모티프와 자기표현의 개념을 중점적으로 다루되, 키스 해링(Keith Haring) 또는 재스퍼 존스(Jasper Johns)의 상징적인 작품을 카메오 형식으로 삽입한 다른 회화 작업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손으로 브론즈에 파티나를 입히는 기법의 선구자인 보스만스는 지난 10여 년간 이를 지속적으로 연마해 왔으며, 신체의 움직임은 물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브론즈의 재료적 특성을 다방면으로 탐구하는 경계를 확장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그중에는 두 개의 목재 좌대 위에 파티나(patina) 처리된 브론즈 조각을 얹어 다리 형태로 구성한 여러 점의 브론즈 작업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보스만스는 이번 개인전을 개최한 뒤 2월 첫째 주 더현대 서울 델보 팝업스토어에서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와의 두 번째 협업 컬렉션을 한국에서 독점 공개하며, 공개 당일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를 통해 완성된 작품은 팝업 스토어의 메인 월을 장식할 예정이다. 이번 컬렉션은 보스만스와 협업한 13점의 유니크 레더(leather) 작품으로 구성되며,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상징적 모티프가 더해져 기능성과 수집 가능한 예술품의 경계를 허무는 브랜드의 장인정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작가 소개
캐스퍼 보스만스(b. 1990)는 벨기에 롬멀(Lommel)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브뤼셀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아르날도 포모도로 재단(밀라노, 이탈리아), 퓌어스텐베르크 차이트게뉘시슈(도나우에싱겐, 독일), 더 할렌(암스테르담, 네덜란드), S.M.A.K.(겐트, 벨기에), 비테 데 비트 현대미술센터(네덜란드), 센트랄 현대미술센터(브뤼셀, 벨기에), CIAP 브뤼셀 현대미술센터, MuHKA(앤트워프, 벨기에), 드 퐁 현대미술관(튈부르크, 네덜란드), WIELS(브뤼셀, 벨기에) 등 전 세계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또한 2020년 쾨닉(Walther König) 출판사를 통해 10여 년간의 예술적 실천을 조망한 단행본을 출간한 바 있다.
출처: 글래드스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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