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놓인 대상은 분명 사물이다. 의자의 형상을 띠고 있거나 구조물로 인식될 수 있는 물리적 대상이며 전시장이라는 맥락 속에서 감상의 대상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 사물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쉽게 내려지지 않는다. 벽에 걸린 상태의 대상은 회화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이미지로 환원하기에는 입체적 단서가 지나치게 많이 남아 있다. 반대로 구조가 펼쳐진 상태에서는 분명 입체적 형태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자나 가구처럼 명확한 기능 수행을 요구하지 않는다. 관람자는 이 대상 앞에서 익숙한 분류 기준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혼란은 작업의 미완성이나 기능적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최종하 작가의 작업은 이 어긋남 자체를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유지한다. 사물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단정할 수 없는 상태 그리고 감상과 사용 사이에서 판단이 유보되는 이 지점은 ‹De-dimension›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출발점이다. 이 전시는 사물을 명확하게 정의하거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대신 사물이 언제 어떤 조건에서 인식되는지를 드러내며 우리가 사물을 이해한다고 믿어온 방식 자체를 되묻는다.
참여작가: 최종하
전시기획/비평_김주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