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영혼은 기다린다. 나는 그(것)의 하루를 훔치고 싶었다. 단지 하루치 분량의 영혼만이라도. 만약 우리에게,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에게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차에 갇힌 채로 물에 빠져 초콜릿을 먹으며 버텼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체온이 내려갈 때마다 한 알씩 먹으며 얼어붙는 몸을 녹였다고 했다. 만약 영혼이 초콜릿이라면 어땠을까. 내가 나를 배신하고, 작은 비극에 고개를 돌리고, 거대한 슬픔에 눈물짓지 않을 때마다 한 알씩 꺼내 입안에서 천천히 굴릴 수 있다면. 병든 연인에게 한 조각씩 먹여줄 수 있고 엄마와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생애 첫 초콜릿을 볼 수만 있다면 내 왕국을 주리라.
오늘의 이야기는 영혼이 초콜릿인 세상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의 영혼만큼은 초콜릿이었을 수도 있다. 순수함이 죄악인 곳에서 아무것도 몰랐던 짐승의 이야기이자 자신이 갇혀 있음을 알지 못하는 존재가 탈출하는 에다(Edda). 다른 세상을 살아본 적 없는 자가 지금 이곳이 자기 공간이 아님을 깨닫고 흥얼거린 노래. 나는 몇 해 전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울린 숨소리를 들었다. (이하 중략, 글 우수빈)
참여작가 : 우수빈
글: 고경혜, 백필균, 우수빈, 유세희, 임주아
기획 및 큐레이팅: 백필균
사진 기록: 정희수, 김해찬
작품 운송: 뉴아트
협찬: 스테이 이고, 에그테인먼트, 영기계예술공작소
감사한 사람들: 김신영, 신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