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머핀은 ≪묵음의 리듬 Muted Rhythm≫에서 추상 회화 작업을 하는 3인의 한국 작가, 성낙희, 이소정, 한진의 작품을 선보인다. 여성 중진 작가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 이 세 작가들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의 궤적은 동시대 한국 추상회화 지형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전시 제목인 “묵음의 리듬 Muted Rhythm”은 각 작가의 작업세계에서 공통적으로 감지되는 공감각적 정서에 주목한 기획이며, 평면을 넘어 서로의 진동을 주고받으며 한 공간 안에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진폭의 깊이를 느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성낙희는 기하학적이고 유기적인 형태의 이미지들을 다양한 색채의 조합과 운동감 있는 흐름으로 일종의 운율을 만들며 연주하듯 작가 고유의 추상적 형식을 구축해 왔다. 작품이나 전시 제목에서 자주 음악적 정서를 떠올리게 만드는 동시에 무언가의 단면이나 이미지의 부피감, 그리고 그것이 놓인 3차원의 공간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소정은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전통적인 방법론을 탐구하면서도 그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재료나 새로운 기법적 시도를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 생성, 단절, 연결, 중첩 등의 과정이 반복되는 작업의 행위로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리듬은 관객의 시선을 통해 증폭되고 공명한다. 한진은 관심을 둔 대상이 품고 있는 이미지나 소리와 같이 여러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에 가까워지기 위해 집요한 붓질의 미로와 같은 추상이미지를 그리거나, 인공과 자연을 오가는 것과 같은 경계의 사운드를 만든다. 시각과 청각의 서로 다른 감각이 가져다 주는 결핍과 충만함을 줄타기하며 조율한다.
이번 전시에서 세 작가는 각자의 작업 세계 안에서 새롭게 변주된 신작을 선보인다. 성낙희는 <Sentient Page>(2025)와 같은 신작 회화에서 기존 형상의 조형적 조합이 만들어 내는 자연스러운 리듬과 여러 겹의 구성, 그라데이션의 표현법은 여전히 구사 하면서도, 그 모든 것을 아우르며 화면 안에서 완결된 몽환적인 추상의 풍경을 드러낸다. 이소정은 이전 작업에서 파생된 남은 종이나 실험의 파편들이 재료가 되어 즉흥과 질서가 교차하며 비정형의 예측불가능한 하나의 화면을 만들어간 2025년도작 <노지밀식>과 <세보>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을, 한진은 본인이 도달하고자 하는 장면을 시청각으로 감각하고 상상하며 그린 다수의 회화와 함께 사운드 작업 <for Stars Align>(2025)을 처음 공개한다.
참여작가: 성낙희, 이소정, 한진
출처: 리만머핀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